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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생태적 가치나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아 국가숲길로 지정된 걷기 좋은 코스를 소개합니다. 국가숲길은 지리산둘레길, 백두대간트레일, 대관령숲길, 내포문화숲길, 한라산둘레길 등이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코스는 내포문화숲길의 원효깨달음길이다. 내포문화숲길은 가야산 주변의 4개시군(서신시·당진시·예산군·홍선군)이 내포 지역의 역사, 문화, 생태계적 가치를 바탕으로 연결한 장거리 도보 여행길이다. 거리는 약 320km다. 내포란 내륙 깊숙이 바다와 연결되는 물길을 통해 포구가 형성돼 있는 곳을 의미한다. 내포문화숲길은 국가숲길로 지정돼 있다. 국가숲길은 산림청장이 산림 생태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가 높아 관리가 필요한 숲길을 지정한 곳이다.
내포문화숲길은 원효깨달음길, 내포천주교순례길, 백제부흥군길, 내포역시인물길, 내포동학길 등 4개 코스가 있다. 원효 깨달음길은 내포문화숲길예산센터에서 출발해 옥병계, 원효암터, 금술샘을 거쳐 수덕사로 도착하는 코스다. 거리는 총 14.4km. 산구간과 긴 코스로 인해 난이도가 높은 코스이므로 초보자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안내지도, 나침반, 배낭, 등산화 혹은 트레킹화, 물통, 재킷, 신분증, 구급약 등을 구비하면 좋다.

덕산도립공원 주차장에서 산길을 오르다 보면 원효대사가 해골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원효암터에 이르게 된다. 나만의 소중한 깨달음을 한가지쯤 얻어 가면 좋을 듯하다. 원효암터에는 은술샘이 있고 바위에 제법 넓은 동궁이 있다. 윤필암터, 의상암터로 이어지며 예당평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가야산을 넘어 둔리저수지를 지나 숲길을 가다 금술샘이 있다. 금술샘은 의상암터 동쪽 바위 안쪽 샘이다. 1960년대까지도 그림을 그리던 분이 의상암터에 살면서 식수로 사용했다. 시기는 알 수 없으나 물 표면이 황금색으로 덮이게 되는데 이것을 보면 큰 행운이 따른다고 전해진다. 길을 따라 가면 육괴정(느티나무 6주)이 보이고 천년고찰 수덕사에 다다르게 된다. 수덕사대웅전은 기록이 남아있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고려사찰양식의 걸작으로 꼽힌다. 맞배지붕의 엄숙함을 느껴보고 뒤편 바위에 얽힌 수덕각시와 정혜 청년의 전설을 따라 가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이 밖에도 원효깨달음길은 수덕사에서 출발해 근세 선불교의 중흥을 이끈 경허 스님의 발자취를 따라 깨달음의 의미를 되새기는 2코스부터 안국사지에서 출발해 원효깨달음길의 마지막 사찰인 영랑사까지 이어지는 8코스까지 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